관세 회피 기업이 유럽 주식 시장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다

‘관세 회피 기업’이 유럽 주식 시장의 희망이 되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대규모 관세 정책은 전 세계 금융 시장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혼란 속에서도 오히려 빛나는 섹터가 등장하고 있다. 바로 이른바 ‘관세 회피 기업(Tariff Avoiders)’이라 불리는 제약, 주류, 부동산, 유틸리티 관련 기업들이다. 이들이 예상 외로 타격을 피하면서 유럽 시장의 드문 상승세를 이끈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조치가 글로벌 시장에 끼친 영향과, 그 와중에도 투자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관세 회피 기업’들의 모습을 살펴보고, 이와 관련된 시사점까지 함께 짚어보고자 한다.

글로벌 무역 갈등 속 불확실성 고조…트럼프의 관세 폭탄

2025년 4월 들어,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또 다시 글로벌 무역 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는 모든 국가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해 전면적인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나쁜 행위자(bad actors)’로 간주되는 특정 국가에는 더 높은 수준의 상응 관세까지 적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정책 발표 직후, 미국 지수 선물은 약 3% 급락하며 시장에 큰 두려움을 안겼고 유럽의 주요 지수인 STOXX 600 지수 역시 하루 1.2% 하락해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에서 빠르게 손을 떼고 안전 자산인 국채 및 금으로 몰렸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개월래 최저로 하락하며, 시장 내 패닉 심리를 보여줬다.

예상을 깨고 상승한 섹터들…제약, 주류, 부동산, 유틸리티가 주도

대다수 업종이 하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예상 밖으로 반등한 분야들도 있다. 바로 미국의 관세 타깃에서 제외되거나 덜 피해를 입은 이른바 ‘관세 회피형’ 섹터들이었다.

대표적인 수혜 섹터는 제약, 주류, 부동산, 유틸리티였다. 이들은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피하거나 제한적으로만 영향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적으로 수입품에 포함되던 주류 제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 부과를 시사했지만, 실제 조치에서 주류 산업은 예상보다 덜한 수준의 타격만 받았다. 이에 따라 유럽 주요 주류 업체인 디아지오(Diageo)와 다비데 캄파리(Davide Campari)의 주가는 하루 만에 2% 이상 상승했다.

한편, 전체 매출의 약 절반 이상을 미국 시장에서 발생시키는 영국의 글로벌 제약업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도 1%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역시 제약 제품이 관세에서 면제되었기 때문이었다.

섹터 주요 기업 관세 영향 주가 반응
제약 GSK, AstraZeneca 관세 면제 +1% 이상 상승
주류 Diageo, Campari 예상보다 낮은 관세 +2% 이상 상승
부동산 Vonovia 등 금리 민감도 덕분 +2.2% 상승 (1월 이후 최대)
유틸리티 E.ON, EDF 등 무역 의존도 낮음 +1.75% 상승 (2008년 이후 최고)

금리 민감주 부상…‘안전자산’으로의 이동 본격화

특히 주목할 것은 이자율에 민감한 부동산 섹터의 반등이다. 기준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부동산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데, 금번 관세 조치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며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으로 분석되는 유럽 부동산 주식으로 이동한 것이다.

실제로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급락해, 금융시장 전반에 ‘위험 회피(Risk-Off)’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이에 독일 주요 부동산 기업들은 2.2% 가량 급등하며, 1월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 폭을 기록했다.

또한 일반적으로 경기 변동과 무관하거나 낮은 수입 의존도를 가진 유틸리티 섹터 역시 강세였다. EDF, E.ON 등의 유틸리티 주식은 1.75% 상승하며 2008년 이래 최고 수준에 올랐다. 이는 실물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경우에도 사회 기반 서비스로서 견조한 수익을 유지할 수 있는 유틸리티의 장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사점: ‘예상 밖 생존자’에서 배우는 분산 투자 전략

이번 ‘관세 회피 기업’의 부상은 단순한 일시적 반등 이상의 함의를 가진다. 그것은 바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전방위적 분산 투자와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는 점이다.

대체로 글로벌 경제가 흔들릴 때 모든 주식이 동반 하락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특정 산업군이나 기업은 역으로 수혜를 보거나, 최소한 타격을 피할 수 있다는 사례가 드러난 셈이다.

이는 앞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때 정치 리스크나 무역 갈등 등 예측이 어려운 외부 쇼크를 고려한 방어적 자산 배분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바이오, 헬스케어, 유틸리티, 필수소비재처럼 비교적 리스크에 강한 ?섹터들을 중심으로 한 '코어' 자산군 구성의 필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 이번 사례처럼 일시적 악재 속에서도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는 위기 속에서도 투자자에게 피난처가 될 수 있다.

결론: 불확실성의 시대, 시장의 흐름을 읽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번 유럽 시장의 흐름은, 예기치 못한 충격에는 예기치 못한 기회가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 속에서도 특수한 조건을 가진 기업과 섹터는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이 뉴스를 보며 투자에 있어 단기적인 공포감에만 휘둘릴 것이 아니라, 각종 지표와 업종별 리스크 요인을 세심히 분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느꼈다. 특히,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안정성과 회복탄력성을 기준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향후에도 무역 전쟁이나 세계적 경제 불안 요소는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일수록 시장의 흐름과 구조적 변화를 읽고, '관세 회피주'처럼 틈새에서 빛나는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통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는 위기 속에서의 ‘생존자’가 아니라, 기회를 포착하는 ‘선도자’가 되어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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